예술의 향기/미술치료

컬러는 藥이다

마티스 Misul 2009. 2. 7. 18:43

 컬러는 藥이다

 

생활에 유용한 컬러 세라피

우울할땐 노랑 불면증땐 남색…

스트레스 떨칠땐 보라색 좋아

한방에선 녹색 녹즙 간기능 치료

전문가들 “벽지ㆍ옷 바꿔도 효과”  

 

신년 초 마음을 새로이 다지고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색(色)이 도움을 준다. ‘새해엔 좀 더 부지런해지고 싶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 ‘우울한 기분을 날리고 상쾌하게 새출발하자’는 바람을 담아 집안 인테리어와 옷 색깔을 바꿔보면 어떨까. 벽지 색깔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달라지듯, 이런 노력은 의학적으로 실제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컬러 세라피(Color Therapy)’는 색이 인간에게 주는 심리적인 효과를 일상생활 속에서 활용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삶의 활력을 키우는 정신적 치료요법이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미술치료클리닉의 김선현 교수는 “색채가 직관적인 의미와 느낌을 전달하는 강렬한 메시지라는 사실은 다양한 과학적 의학적 연구로 증명된 것”이라며 “이를 잘 활용하면 신체와 정신, 감정을 조화시키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화제는 주황색, 비아그라는 파란색=컬러 세라피란 용어는 생소할지라도, 그 원리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다. 기분이 나쁘다가도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보면서 위안을 받는 때가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색에는 언짢은 기분이 든다. 일반적으로는 화사하고 밝은 색채는 긍정적이고 행복한 느낌을 주며, 칙칙하고 어두운 색채는 우울하고 불쾌한 감정을 야기한다.

 

의약품에도 의도된 색깔이 사용된다. 비아그라가 파란색인 것은 파란색이 남성을 상징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기 때문이다. 붙이는 관절염 패치는 활동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란색이 쓰였다. 대부분의 소화제 알약은 소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황색이 입혀져 있다.

 

업무, 공부 집중력 높이는 파란색, 불면증에 좋은 남색=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일상생활에 컬러 세라피를 활용할 수 있다. 파란색은 사고력을 증진시켜 개인 업무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파란색 벽지를 새로 바를 여건이 안 되면 블라인드, 커튼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파란색은 아플 때도 좋다. 열이 많이 나는 자녀 머리맡에 파란색 전구를 놓아두면 효과가 있다. 생리통, 허리통증이 있을 때 파란 잠옷이나 속옷, 가운, 침대보, 수건을 쓰면 통증이 완화된다.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떨치는 데는 보라색이 좋다. 병원의 대기실이나 회복실에도 연보라색이 쓰이는데, 환자들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돼서다. 라일락, 난초, 라벤더 같은 연한 보라색 식물을 침실, 서재에 두면 된다. 불면증이 있을 때는 침실 공간을 남색으로 꾸미면 좋다. 남색은 편두통과 두통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녹색도 숙면에 도움이 되며 라벤더색, 라일락색, 제비꽃색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노란색은 생활에 활력을 주는 효과가 있다.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느낌, 화사함, 명랑하고 쾌활한 분위기를 주기 때문이다. 노란색을 파란색과 같이 쓰면 곤두선 신경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임산부에게도 노란색이 좋다. 노란색과 더불어 빨간색, 주황색, 분홍색 등 따뜻한 계열의 색을 활용하면 우울한 마음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선현 교수는 “사람은 건강상태, 심리적 변화, 유행과 같은 문화적 영향에 따라 특정 색에 끌리게 된다. 하지만 끌린다고 다 좋은 색은 아니다”며 “우울증 환자들은 스스로 (옷이나 집안 분위기에) 파란색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빨간색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방에도 색깔 활용한 치료법이 있다=컬러 세라피와 이론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한방에도 색깔에 기인한 치료법이 있다. 분당 함소아한의원의 이혁재 원장은 “‘황제내경’에 따르면 음양오행의 원리로 녹색, 빨간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 다섯 색깔이 사람의 오장과 연결돼 친화성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색깔이 건강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근거하면 싱싱한 샐러드와 녹즙 등 녹색 식품은 간기능을 돕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한다. 빨간색인 오미자차는 심장 기능을 강화해준다. 신장, 방광 기능이 약해졌을 때는 검은깨죽이 좋다. 폐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은 감자 양파 등 백색 야채를 달인 물이 좋다. 비위가 좋지 않은 사람은 단호박죽, 파인애플, 카레 등 노란색 음식이 도움이 된다. 이혁재 원장은 “각 장기와 연관된 색깔로 된 환경을 조성하고 음식을 먹으면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한 가지 색깔만 고집하면 균형이 깨질 수 있으므로 다섯 가지 색으로 된 다채로운 식단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헤럴드경제,2009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