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향기/미술전시

한국추상회화 50년전:1958-2008展

마티스 Misul 2008. 7. 13. 08:13

한국추상회화 50년 ;1958-2008展

 

전시일정 : 2008년 07월 09일 ~ 2008년 08월 23일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2,3층


유희영의 2005년작 ‘2005R-H’

하종현의 1984년작 ‘접합’

하인두의 1987년작 ‘축제’
그림을 대할 때 “무엇을 그렸나”부터 생각한다면 서울시립미술관서 7일개막한 ‘한국추상회화:1958~2008’ 전시장에선 마음 편히 그림에 빠져들기 힘들 수 있다.

전시작마다 색(色))이나, 선(線)과 면(面)에 어떤 흔적이 남아있을 뿐 뚜렷하게 꽃, 인물, 풍경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그림인지 알기 어려워 추상미술을 난해하다며 제쳐왔다면, ‘한국추상회화’전에선 전시작 관람에 앞서 미술관 안팎의 기획전 안내판부터 눈여겨볼 것을 제안한다.

국내추상미술 50년 = 서울시립미술관의 개관 20주년 기념전. 추상회화 작가 44명의 작품 80여점을 통해 추상미술 반세기를 재조명해본다. 뚜렷한 형태가 없거나 불규칙한 형태를 뜻하는 앵포르멜(Informel :비정형 미술) 미술운동의 절정기였던 1950년대후반 이후 현재까지 추상미술에서 동시대 미술을 함축적으로 회고해보는 기획이다.

국내서 서구적 현대미술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1950년대 후반, 20대 젊은 작가를 중심으로 모던아트협회 창작미협 신조형파 백양회 등 미술단체가 생겨났고, 집단적 추상운동이 시작됐다. 일본을 통해 유입되던 전과 달리 유럽과 미국의 미술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전해지면서, 격동기를 경험한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프랑스 앵포르멜이나 미국 추상표현주의와 같은 흐름에서 표현주의적 추상미술 운동이 국내서 활발히 펼쳐졌다. 하인두, 박서보, 김창렬, 조용익 등이 참여한 현대미협은 1958년 아예 ‘앵포르멜’이란 조형이념을 내세웠고, 추상표현주의 열풍은 1960년대 국내 화단을 주도했다.

물성, 행위, 반복, 색면 = 추상회화의 키워드를 ‘공간과 물성’ ‘행위와 유희’ ‘반복과 구조’ ‘색면과 빛’ 등 4개의 주제로 분류해 전시작 80여점을 전시중.

‘공간과 물성’에는 한지를 활용한 정창섭, 박서보, 함섭과 캔버스 뒷면에 칠한 물감이 앞으로 스며나오는 하종현을 비롯해 윤명로, 이반, 차우희 등 평면을 벗어나 특수재료를 탐구해온 작업을 모았다. ‘행위와 유희’ 방에는 이강소, 오수환, 이두식, 석난희 등 서예 같은 붓터치 등 행위의 흔적이 드러나는 작품을, ‘반복과 구조’방에선 씨줄날줄의 정상화, 김태호 등 여러 겹의 색이 독특한 구조를 이뤄내는 작품들을 모았다. 최명용, 이동엽의 작품 등 흑백위주의 단색 이미지가 강한 ‘반복과 구조’방과는 대조적으로 ‘색면과 빛’방은 유희영, 김봉태, 김형대, 김기린, 홍정희 등이 펼치는 각기 다른 빨강색을 비롯, 강한 색의 향연 및 빛의 이미지가 강하다.

추상회화 가까워지기 = 무엇을 그렸냐를 따지기보다 작가가 사용한 재료, 물감의 색, 붓의 터치를 주목하면 한결 추상회화에 다가서기가 수월하다고 기획자 최관호씨는 조언한다. 누런 마대천 그림이 카펫 같거나 반복적인 이미지의 작품이 벽지를 연상케 하고, 온통 흰색뿐의 그림을 대하곤 “그림은 어디 있느냐”는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지만, 작품 앞에서 차분하게 작업에 임하는 작가의 고민을 떠올리다보면 특정 작품과의 교감이 이뤄지게 된다는 것.

작품을 정면에서만 대할 게 아니라 박서보, 김형대의 작품은 옆에서 비스듬히 지켜보면 또 다른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다. 전문가와의 동반이 아니라면 난해한 미술은 ‘나홀로 감상’을 통해 자신의 감성에 와닿는 작품을 차분하게 주목하는 것도 효율적인 감상요령이다. 문화일보,2008-07-09

 

 

 

50년간의 역사에서 한국의 추상 미술도

앵포르멜에서 재료의 물성을 파고드는 유형, 격정적인 표현추상, 기하학적인 추상, 모노크롬 등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서보 화백 개인의 작품세계만 봐도 1960년대 중반까지 뜨거운 추상인 앵포르멜의 작품에 힘쓰다 이어 특유의 ‘묘법’ 시리즈를 내기 시작하고 그것도 흑백에서 색채 묘법으로 변화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