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향기/미술이론

자녀미술교육법-관찰하고 읽어내게 하세요

마티스 Misul 2008. 5. 24. 17:48

 미술 작품, 관찰하고 읽어내게 하세요

 

어릴 때 미술 전시를 접하는 것이 아이들 창의사고력 신장에 좋다는 말에 최근 들어 미술관람을 하는 가족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엄마들이 미술관에만 들어서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아이들 또한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는 경우가 드물다. 어린이 미술관인 '헬로우뮤지움'을 운영하는 김이삭(35·사진) 관장은 "엄마가 편하게 미술을 받아들여야 아이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 헬로우뮤지엄 김이삭 관장.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그림 자체를 즐겨야

김 관장은 "작품을 알아야 전시회에 간다는 것은 어른들의 시각"이라고 말한다. 대개 엄마들은 작품이 갖는 정보에만 집중해, 사전 지식이 없는 작품일 경우 그림 앞에 서는 것을 아이들보다 더 두려워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림 지식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미술 전시회에 갈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관찰하고 읽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관람을 하라는 의미다.

그는 현재 미술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형식적으로 미술관·박물관을 단체 관람하거나 미술 교과목 성적을 위해 단순 암기식으로 미술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미술을 딱딱하고 어렵게 느끼도록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관장은 "교과서를 들추면 배울 수 있는 숱한 정보들을 굳이 미술관에서 강요하지 말라"며 "정보보다는 그림을 꼼꼼히 관찰하고 즐기도록 만들어야 아이들의 감성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작품을 보고, 다양한 열린 질문을 해보자

아이들과 미술 작품을 볼 때는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사전 정보에 의지하지 않고 그림 자체만을 즐기면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질문의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즉, 하트 모양의 프린트가 있는 그림을 보고 "꽃 모양"이라고 대답하는 아이의 생각도 옳은 것이다. 엄마들의 선입견에 비춰 정답과 오답을 가리면 아이의 창의력이 신장되지 않는다. 또한 다양한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엄마들도 그림 앞에서 작아질 필요가 없다.

우선, 작품을 보며 아이들에게 '예' 혹은 '아니오' 또는 숫자로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먼저 던진다.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작품에 관심을 갖고 다음 대화로 이어갈 수 있다. 그 다음 차례로 열린 질문을 한다. 아이들이 보는 것을 말로 서술하도록 시키고, 어떻게 생각하고 해석하는지를 알아본다. 눈에 보이는 것부터, '관찰'을 유도할 수 있는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예를 들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몇 명이지?"라는 쉬운 질문에서 점차 "작품 속 등장인물은 왜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 또는 "그림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니?" "이 작가는 어떤 이유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라는 어려운 질문으로 옮겨간다.

전시회 선택은 신중하게

흔히 엄마들은 유명 작가의 블록버스터급 전시회에만 주목한다. 그러나 유명세에 이끌려 선택할 경우 자칫 교육적 효과를 놓칠 수 있다. 어린이에게 좋은 미술 전시는 어른의 그것과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김 관장은 "일례로 샤갈의 작품은 어른 눈에는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어린이들의 눈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샤갈의 작품을 보고 한동안 악몽을 꿨다는 아이도 봤다"고 말했다.

어린이에게 좋은 전시란
 
▲어린이들이 편하게 접하고 스스로 궁금증을 가질 수 있는 작품
▲단지 보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작품
▲이미지가 파격적이거나 강렬하지 않아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
 ▲믿을 수 있는 기획자·큐레이터가 진행하는 전시(예를 들어, '바투바투'를 기획한 이영란씨의 전시회는 단 한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다)를 들 수 있다.

헬로우뮤지엄 김이삭 관장의 자녀미술교육법/조선일보 : 200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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