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향기/미술관련 책

미술붐 책붐

마티스 Misul 2007. 11. 13. 09:35

[컬쳐&북] 미술 붐 타고 '재미있는 미술 책' 쏟아진다

스포츠서울|기사입력 2007-11-12 11:36 |최종수정2007-11-12 12:42 기사원문보기
 
바야흐로 미술의 시대다. 감상의 대상이나 유희의 대상으로서의 미술 뿐만 아니라 투자의 대상으로서 미술이 각광받고 있다. 미술품 투자 열기는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화의 향기를 논할 줄 아는 돈 많은 부유층이라면 미술품 한 두 점쯤 실내에 걸어놓고 즐기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도 미술에 관심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이상 열풍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 사회의 미술 열풍은 ‘신정아 시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국 사회의 위선과 욕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뉴스이기는 했지만 미술계와 큐레이터 등 미술과 미술인들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옥션 하우스’도 미술과 미술계.미술 경매를 비롯한 미술 투자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한국사회가 유사 이래 가장 뜨거운 미술 열풍을 온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이때 미술 관련 서적들도 쏟아내고 있다. 과거의 미술 서적과 다른 점은 미술 사조나 미술 시장을 밋밋하게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다양한 각도에서 미술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이다. 몇 페이지 보다 말게 되는 그런 미술 서적이 아니라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다.

미술사의 맥을 잡는 교양서를 원한다면 ‘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성우)=한나절의 가벼운 독서만으로도 미술사의 흐름을 읽어내게 만드는 책이다. 인류 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품 150점을 선정해 각 작품의 특징과 미술사적 의의를 간단하게 설명한 후 해당 화가에 대해 짧게 서술한다. 루브르나 오르세 미술관 등 유럽 미술관 여행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한 작품과 화가에 대한 설명이 두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꼭 필요한 얘기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복잡한 미궁처럼 보였던 미술사가 어느 새 환하고 명료하게 다가온다. 저자 로이 볼턴은 런던 크리스티 경매의 미술사 전문가다.
 



미술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 ‘미술관의 쥐’(예담)=유명 화가의 그림 모작을 둘러싼 살인 사건을 통해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한 책이다. 저자 이은씨는 홍익대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은 미술 전문가로 1996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단편 추리소설 부분에 당선돼 등단했다. ‘미술관의 쥐’는 미술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추리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풀어냈다. 그림 유통을 둘러싼 부정부패.미술품을 중심으로 얽히고 설킨 인간 군상들의 위선과 욕망을 추리 기법으로 풀어냈다.

 



투자 대상으로서의 미술을 다룬 ‘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BMK)=아트페어가 열리면 며칠 사이에 수백억원이 오가는 게 국내 미술시장의 현실이다. 그러나 서민에게 미술시장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저자인 박정수 연일아트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이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들에게 눈을 돌려 30만원 정도에 그림을 구매해 감상하는 미술투자 대중화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화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미술 ‘미술관에 간 화학자’(랜덤하우스코리아)=파리국립대에서 고분자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전창림은 화학을 통해 세계 명화의 비밀스런 속내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밀레의 ‘만종’이 칙칙해진 것은 아황산가스 때문이며 렘브란트의 ‘야경’은 본래 대낮을 그린 그림임을.화가들이 돌연사한 배후에 흰색물감이 있었음을 확인해준다. 화학의 관점에서 미술을 들여다보다 보면 어느덧 화학의 세계가 친숙하게 와닿는다.

 



미술사조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원한다면 ‘표현주의’와 ‘바로크’.‘이집트 미술’(미술문화)=하요 뒤히팅의 책을 번역한 ‘표현주의’는 1900년대 초반 융성했던 표현주의를 미술분야에서 심도있게 조명한다. 토마스 호프만이 쓴 ‘바로크’는 바로크의 양식적인 특징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올리바아 초른이 쓴 ‘이집트 미술’은 건축과 조각.평면화로 나눠 이집트 미술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박시정기자 charlie@

출처 :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