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향기/한국의 미

신윤복 신드롬’ 왜?

마티스 Misul 2008. 10. 22. 15:51

신윤복 신드롬 왜? … 드라마-영화-전시

 

5가지 코드의 ‘유혹’

《“‘미인도’가 어딨지?” 지난 주말인 18일과 19일, 한 시간 이상 기다려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 입구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미인도부터 찾았다.26일까지 조선 초∼후기 명품 서화 100여 점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유독 혜원 신윤복의 그림을 보기를 원했다.소설 ‘바람의 화원’과 영화 ‘미인도’에 이어 이번 전시까지 ‘신윤복 신드롬’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신윤복의 그림이 ‘현대 코드’와 맞아떨어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신윤복 코드’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① 도시의 유희 문화

이태호 명지대(미술사) 교수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그림 분위기가 현대인의 정서를 파고들었다고 봤다. 신윤복은 조선의 수도 한양의 풍속을 읽을 수 있는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특히 유흥가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포착했다. 한양의 기생집은 유희의 문화가 넘쳐흐르는 곳이었다. “밤을 즐기는 자본주의적 향락 문화, 상업적 문화 코드와 일맥상통하는 것”(백인산 간송미술관 상임연구위원)이다.

② 조선의 멜로

신윤복의 그림에는 조선 시대 다른 화가들에게서 찾기 어려운 자극적인 소재가 과감히 등장한다. 달빛 아래 남녀의 은밀한 사랑이 느껴지는 ‘월하정인’, 화려한 정원에서 가야금을 들으며 기생을 뒤에서 안은 양반이 등장하는 ‘청금상련’ 같은 그림은 남녀의 애정 행각을 거리낌 없이 표현했다. 당시에는 파격이었겠지만 현대 시각으로 보면 멜로드라마 같다.

③ 탈이념의 감성을 자극

이원복 국립전주박물관 관장은 “신윤복의 그림은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선이 가늘면서 곱고 좁으면서 섬세하다”고 말했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담뱃대를 든 채 연꽃 연못을 바라보는 ‘연당의 여인’과 ‘미인도’가 대표적이다. 감성마케팅의 현대적 트렌드를 200여 년 전 그림들에서 발견한 셈. 유교에서 탈피한 인간 감정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탈이념화되고 개인이 중시되는 현대의 시대정신을 닮았다.

④ 시각적 즐거움

신윤복은 감성적 소재를 부각하기 위해 선명한 색채를 화려하고 호사롭게 구사했다. 이는 강렬한 시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현대 문화를 닮았다. 그래서 신윤복의 그림은 쉽고 편안하다. 그러나 신윤복 그림이 요즘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책보다는 인터넷과 텔레비전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언어와 영상에 익숙한 세태를 반영한 것”(백 상임연구위원)이라는 지적도 있다.

⑤ 지조보다 자유분방

18일 간송미술관 전시를 찾은 관람객은 신윤복의 그림을 보느라 단원 김홍도나 추사의 그림, 글씨마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백 상임연구위원은 “조선 시대 회화의 은은함과 그윽함, 지조와 절개, 불변 같은 가치가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기생을 많이 그린 신윤복의 그림은 지조보다 자유분방함을 보여준다.

동아일보,200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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